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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Chapter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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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5

“후우·”

“이게 수습이··· 되는구나?!”

마탑주가 감탄의 물개박수를 짝짝짝 쳤다· 나는 너그럽게 마탑주에게 나를 칭송할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 주었다·

나름대로 꽤 괜찮게 끼워 맞췄다고 생각한다· 의미 부여는 완료 동기부여도 완료· 실제로 얻을 수 있는 물질적인 보상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자다 깬 상태로 후딱 준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남았다·

이 중 하나 깔끔하게 결론을 내지 못한 사람이 한 명 끼어있지 않던가· 

흑마법사 베네트 힐튼· 흑마법사 측의 지령 완수를 위한 정보 조사 목적으로 뛰어들었고 어쩌면 여동생을 구할 수 있겠다 싶어서 빛나는 부등변다면체를 노렸다· 그의 처음 목표는 세계를 구하고 느끼는 정서적인 만족감이 아니었던 것이다·

중간에는 세션 내용이 흑마법사들의 소환 계획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추정했다만· 끝까지 싸워야 할 이유로는 조금 부족하다· 사건 자체의 해결을 바란다면 방위국에 투서를 넣는 편이 간단하지 않나·

그렇다면 그는 어째서 팔을 잃어가면서도 지금까지 싸우고 있는가·

그저 분위기에 휘말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된 걸까? 아니겠지· 그런 얼간이었으면 냉혹한 흑마법사 생활로부터 살아남을 수도 없었을 테니까· 

외신을 불러내려는 흑마법사들의 사악함에 질려 여동생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0에 가깝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포기하기로 한 걸까? 아닐 터다· 이제 와서 포기할 정도로 심지가 말랑한 놈은 아니지 않던가·

생각이 있겠지· 하지만 그게 정리된 생각은 아닐 것이다· 세션을 겪으며 분명히 변화했지만 자신이 무엇을 얻었고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지는 않은 상태일 거다·

그래서 나는 베네트의 생각 정리를 도와줄 생각이었다·

그저 약간의 대화면 된다· 그는 제시된 질문에 답을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무르익었다· 누군가가 떡밥만 던져준다면 알아서 잘 해낼 거다·

요셉을 쓰자·

남자 주인공이 생각을 정리하는 씬은 중요한 국면인 데다가 AI로 깔짝댔다가는 녀석이 간섭해 올 수 있으니 간만에 내가 직접 탑승한다· 

물론 타라나 니오레가 이 역할을 맡아주었다면 참 좋았겠지·

그동안 파티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던 베네트가 이번에는 다른 두 사람에게서 나아갈 길을 얻어낸다는 전개는 맛있지 않은가·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베네트 저 붕대를 갈고 싶어요· 도와주실래요?]

-베네트 시키지 말고 요셉인가 하는 애한테 도와달라고 해···!

[저희는 손님 된 입장인걸요· 안전한 장소를 제공받고 있는 처지에 응급처치까지 도와달라고 하는 건 조금·]

-벗지 마 이 녀석···!

“·······”

뚫린 건 배인데 상의를 밑가슴이 다 보이도록 끌어올리는 니오레와 거울 너머에서 견제구를 날리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타라· 그녀들은 다분히 원시적인 커뮤니케이션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심지어 베네트는 고개를 돌려 먼 산을 바라보고 있다· 

육탄공격 좋지· 좋은데· 지금 타이밍은 정서적인 공격이 적절하다는 말이다· 최종결전 직전이잖냐· 냉혹한 히로인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감정적인 교류를 중심으로····

그래도 저 가슴은 모델링으로 베껴 둘 가치가 있는 것 같은데·

니오레의 아슬아슬 줄다리기를 흥미진진하게 감상하고 있자니 눈앞에 상대적으로 쪼꼬만 손이 불쑥 끼어들었다· 마탑주가 시야 가리기를 시전한 것이다·

“···실례야!”

“실례는 애들 팔 잘리고 바람구멍 나게 내비둔 마탑주님이 더·”

“끄아앙!”

하지만 이렇게 간단하게 격퇴했습니다· 

좋아 들어가 볼까· 베네트의 마음에 노크를 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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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트는 요셉으로부터 악신의 봉인지가 운석 구덩이가 있던 곳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미래조는 이제 상처를 돌보고 전투의 준비를 마친 뒤에 봉인지로 향해서 악신에게 데미지를 때려 박으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과거에 남겨진 타라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과거 시점에서 악신은 어디로 강림할 것이며 타라는 어떻게 악신을 봉인해 냈는가· 이를 알기 위해서 다시 한번 요셉에게 정보를 요구하면 그녀는 그림책 한 권을 조용히 내밀었습니다·

성녀 타라의 악신 봉인 이야기가 동화풍으로 그려진 그림책· 어린아이를 위한 책인 건지 유혈 묘사는 최대한 억제되어 있었습니다· 

“네 복장도 꽁꽁 싸매 놨군·”

-···가슴 정도는 터도 괜찮지 않나?

“뭐?”

[아이들 정서 교육에 안 좋을 거예요· 타라·]

동화책에 따르면 성녀 타라는 교단 건물에 강림한 악신과 싸웠으며· 악신 강림의 매개체인 암컷 산양을 찔러 봉인하는 것으로 몰아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산양과 닮은 괴물의 주변에 반투명한 촉수가 돋아난 모습· 교주의 몸에 악신이 깃들었을 때와 유사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산양은 어디에 보관되어 있을까·

“가장 유력한 장소는 은의 황혼 교단 본단 건물의 지하실이겠지·”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내려가서 부수고 오면 돼?

“무턱대고 돌진하려고 하지 마라· 여기서 네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볼 테니·”

베네트는 타라에게 교단 본단에 보관되어 있는 여러 불온서적을 전부 모아서 미래로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들의 연구를 보고 악신의 약점을 파악할 계획이었습니다·

타라가 ‘우주의 아득함과 소통하는 방법’이라는 책을 구해 땅에 묻자 미래의 교단 건물에 책장이 하나 생겼습니다· 그것을 파낸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가며 연구한 결과물이 뿅 하고 생겨난 것입니다·

타라가 보다 많은 자료를 구할수록 미래의 연구는 풍성해졌습니다· 어떤 책은 묻자마자 크게 비틀리며 요셉이 흑화타락하는 미래로 개변되길래 얼른 다시 파내서 태워버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각종 건축 자재나 식량을 확보하는 것으로 스노우볼이 구르기도 했고 광신도를 죽였더니 생존자가 늘기도 했습니다·

베네트가 ‘마법 기초 강의’를 구전으로 전해 타라가 받아 적고 그걸 과거에 남김으로써· 요셉이 마법을 쓸 줄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미래의 교단 건물은 이전보다 족히 두 배는 커졌으며· 요셉은 휘하에 열두 명의 사제들을 거느린 대사제가 되어 있었습니다· 악신에 대한 연구 또한 대단히 진척된 상태였습니다·

-···장난 한 번 쳐봐도 돼?

“뭘 할 속셈이냐·”

타라는 교단에서 발견한 ‘5월의 본디지’ 잡지를 땅에 묻었습니다· 그러자 요셉의 주변이 지직거리더니 새까만 가죽끈으로만 이루어진 숭한 옷을 입은 그녀의 모습이──

타라는 잡지를 다시 꺼내서 태웠습니다· 베네트는 그 꼴을 보고 있다가 엄한 표정을 지으며 훈계했습니다·

“쓸데없는 장난 치지 마라·”

-아니 궁금해서··· 혹시 베네트는 저런 옷 싫어해?

“···쓸데없는 장난치지 마라!”

-장난 아니었는데····

그들의 계획은 성공적이었고 악신 살해 계획 또한 척척 진행되었습니다· 

성녀 타라에 의한 ‘100년 후 악신을 죽이기 위한 용사 두 사람이 올 것이니 성심성의껏 모시도록 해라·’ 라는 예언이 있었으므로· 베네트와 니오레는 크게 대접받으며 준비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대사제 겸 마법사 겸 대장장이 요셉이 조용히 손짓했습니다·

“용사님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그러지· 무슨 일인가 요셉?”

“옥상으로 와 주세요· 기다릴 테니까·”

요셉은 느긋한 걸음으로 먼저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베네트는 잠깐 망설이다가 주변에 타라도 니오레도 없자 그녀의 뒤를 따랐습니다· 

===============================================================

옥상에서는 저 아래가 잘 보였습니다· 거듭된 미래 개변으로 곡물 창고나 우물 등의 시설들이 생겨났지만 여전히 빨랫줄에는 옷들이 걸려 바람 따라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홀로 살아가던 요셉 역시 많은 부분이 바뀌었으나 여전히 상냥함과 온화함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상황이 달라져도 바뀌지 않는 어떤 부분을 본질이라고 부르는 것이겠습니다·

요셉은 산뜻하게 말을 걸었습니다·

“후후··· 오셨네요· 잘 따돌리셨나요?”

“···그게 무슨 의미지?”

“여성분들의 눈치를 보고 계시는 것 같아서요· 주변을 확인하는 걸 봤어요· 아마 니오레 님이 계셨더라면 혼자서는 올라오지 않으셨으려나 하고·”

“···용건을 말해줬으면 좋겠군·”

요셉은 옥상의 난간을 검지손가락으로 툭툭 두드렸습니다· 그리고 잠깐 생각하다가 엉뚱한 말을 내뱉는 것이었습니다·

“저 여자 좋아해요·”

“뭐?”

“그래서 니오레 님에게 고백을 해 볼까 싶어서요·”

“아니 그건····”

베네트는 당황했습니다· 그의 손이 마치 제지하려는 듯이 앞으로 뻗어지자 요셉은 걸렸다는 듯· 베네트의 어정쩡하게 뻗은 손을 붙잡았습니다· 선명한 증거였습니다·

요셉은 성녀처럼 은은하게 웃었습니다·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장난기가 짙게 배어 있었습니다· 마치 다른 사람처럼·

“막으려고 하셨네요· 그렇죠?”

“·······”

“소중하게 생각하시나 봐요· 동료들을· 타라도 니오레도·”

베네트는 손을 빼며 한 발짝 물러나 경계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으니 요셉이라는 인물에 대해 온전히 파악했다고는 말할 수 없었지만 저 장난기는 주머니를 뚫고 나오는 송곳처럼 돋보였던 터라·

마치 다른 사람이 요셉의 안에 들어있는 듯하여·

“너는··· 누구지?”

그녀는 잠깐 당황하는 듯했지만 이내 표정을 되돌리고 태연하게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손으로 자신을 가리키는 몸동작에서는 통통 튀는 자유로움이 느껴졌습니다·

“여신이라고 불러도 좋아요· 힘을 전부 잃어 영락했고 이제는 도움 하나 드릴 수 없는 무일푼 신세지만·”

“···여신의 수정을 건넨 게 너라는 건가·”

“그게 제 마지막 권능이었어요· 지금은 힘없는 유령이나 다름없으니 긴장 풀어도 돼요· 당신과 싸우면 제가 지니까·”

요셉의 몸 안에 들어간 여신은 눈동자에서 금빛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줄곧 지켜보고 있었어요· 당신의 여정을·”

“·······”

“이 세계를 대신해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제가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필멸자의 몸으로도 멋지게 해내 주셨네요·”

“설레발이다· 우리는 아직 악신을 쓰러트리지 못했어·”

여신은 두 손을 모았습니다· 기도하듯이·

“믿는 거죠· 제게는 보여요· 여러분이 그것을 쓰러트리는 모습이· 딱히 예지 능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질 것 같지가 않네요·”

“용건을──”

“말해줬으면 좋겠군· 그래요· 갑자기 나타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나 궁금하실 테죠···?”

여신은 폴짝 뛰어올라 옥상 난간 위를 걸었습니다· 발 하나를 간신히 들여놓을 수 있는 좁은 난간· 왼쪽은 3층 높이에서의 추락이었으며 오른쪽은 옥상으로의 복귀인·

그녀는 요령 좋게 좁은 길을 걸어 나가며 물었습니다·

“여동생 구하고 싶으셨던 거 아니었나요?”

“·······”

“이대로 악신을 무찌르면 그쪽 세계의 광신도··· 그러니까· 흑마법사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테고· 그러면 여동생이 위험할 텐데·”

베네트는 주먹을 꽉 쥐었습니다·

“···너는 이 세계를 구하고 싶은 게 아니었나? 가만히 있으면 나는 악신 타도를 위해 움직였을 거다· 이제 와서 그런 말을 꺼내는 이유가 대체 뭐냐·”

어째서 나를 흔들어놓는 거냐 고· 베네트는 잔혹한 사실을 상기시키는 여신을 노려보았습니다· 그녀는 베네트를 내려다보며 연민과 염려 섞인 시선을 보냈습니다· 

여신은 베네트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당신이 망가지는 걸 바라지 않으니까· 대의와 희생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저는 역시··· 누군가가 무언가를 위해 희생하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요·”

“···네가 악신에게 패배한 이유를 알겠군·”

“결국 승리한 이유가 될지도 몰라요?”

여신은 웃으면서 중심을 잃으면 추락해버리고 마는 좁은 길을 계속 걸었습니다· 비틀거리며 휘청이면서도 떨어질 듯 말 듯 아찔하더라도 어쩐지 그녀가 추락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시선·

여신의 시선은 올곧게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으므로·

“당신은 목표를 위해서 자신을 잘라내기만 했잖아요· 저는 당신이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웠으면 좋겠어요· 니오레와 타라를 위해서라도·”

“·······”

“이 말을 해주고 싶었던 것뿐이네요·”

폴짝·

난간에서 옥상 바닥으로 착지한 요셉은 눈을 깜빡이다가· 눈동자에 서렸던 금빛이 사라지고 나면· 얼빵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어라 제가 왜 여기에···?”

요셉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베네트에게 인사를 하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여신은 소나기처럼 갑자기 찾아와서는 베네트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버리고 야속하게 사라져 버렸습니다·

“·······”

나는 어째서 싸우고 있는 걸까· 뭘 하고 싶은 거지·

베네트는 난간에 팔을 기대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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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처음에는 당연히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서· 흑마법사들의 계획을 완성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목적을 쫒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였던가·

조금 다른 방향을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브라함을 만났고 노인의 호의를 받아 저택에서 지내게 됐습니다· 한 집에서 부대껴 생활하여 타라가 생활력이 거의 0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니오레는 기분이 좋을 때 지휘하듯이 손가락을 까닥거린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저택에서의 나날을 돌이켜보면 세 사람은 가족이었습니다· 만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이들에게 그런 감정을 품었던 건 메말라 있던 마음이 타인을 바라고 있어서였는지도·

달밤에 아브라함과 대화도 했습니다· 그는 꿈꾸는 소년이었고 인류를 위해 살았습니다· 베네트는 그 모습을 아주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그 뒤에·

니오레의 권유로 납치당하고 있던 기자 샐리를 구했던 것· 비록 그 선의는 나중에 커다란 비극으로 돌아오고야 말았으나· 샐리로부터 감사 인사를 들었을 때 베네트는 분명히···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이후 저택이 불타고 광신도에게 쫒겼습니다·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타라와 니오레가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

그녀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는 건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그 순수한 호의와 정의감이 부정당하고 깎아내려진다는 게· 그를 분노하게 했었습니다· 

대신이라고 하기에는 치른 대가가 컸으나 고난을 겪고 난 이후 세 사람의 사이는 무척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간신히 비밀 안가에 도착해 시간이 다 되어 돌아간 현실에는· 또 하나의 비극· 아브라함의 영혼이 골렘의 몸에 깃들어 있었습니다·

아마 아브라함이 고통스러운 절규를 내질렀더라면· 세 사람은 버틸 수 없었을 터이나· 노인은 기계의 몸에 갇힌 채로도 찬란한 빛을 쫓았습니다· 아브라함은 죽어서까지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겁니다·

베네트는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돌아와 이사악을 쓰러트리고· 마법진을 지우고 교주와의 싸움을 거쳐 현재· 일행들은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나는·”

두근거리는 심장이 삶의 고동과 함께 토해내고 있는 원망(願望)이란·

“나는 너희를·”

여동생도 타라도 니오레도 그밖에 자신에게 무언가를 전해주었던 모든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

지키고 싶다는 바람이었습니다·

“·······”

현실의 벽은 높고 두터웠으므로 베네트는 언제나 차선책을 선택했습니다· 힘이 부족하면 스스로의 영혼을 태웠고 지혜가 부족하면 꿈을 태웠습니다· 자신을 이루는 것들을 하나씩 버려가며 악을 썼습니다·

친구를 버리고 동료를 버리고 모든 것을 거머쥘 수는 없는 법이니까· 무엇 하나라도 확실하게 쥐려고 한다면 내 전부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그렇게 자신을 깎아낸 끝에 어쩌면· ‘할 수 있을 리가 없다’며 ‘이룰 수 있을 리가 없다’며 정말로 바라던 것을 외면하게 되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상처가 두려워서 도전조차 하지 않았을지도요·

그는·

“전부·”

전부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사람을 죽이지 않고도 흑마법사의 편에 서지 않고도 누구에게나 떳떳할 수 있는 정의로운 사람인 채로 여동생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희생 없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구해내고 싶었습니다· 타라가 분노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고 니오레가 좌절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내가 자신이 사랑하는 모두를 구해낼 수 있다면·

그런 무모한 욕심·

그 욕심이야말로 베네트가 잃어버렸던 자신의 형태였습니다·

“·······”

베네트는 자신에게 솔직하기로 했습니다· 외면하고 있었지만 그는 무엇 하나 잃어버리지 않고 모든 것을 구하고 싶은 욕심쟁이였습니다· 

그리고 그 욕심을 이루는 데에 필요한 것은· 마음을 이끄는 빛이라·

“···아브라함은 세계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거창한 소원을 결국 이루었지· 내 소원은 그렇게까지 어려운 게 아니다· 그저 몇 명만 지켜낼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해· 그렇다면··· 쉽지 않겠나·”

베네트는 마음에 되새겼습니다·

삶은 힘들고 폭풍우는 몰아치며 거센 파도가 언제나 잡아먹을 듯이 부딪혀 오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나의 소원(願望)을 잃지 않겠다·

===============================================================

베네트가 쥐어 들면 그곳에는 빛나는 한 자루의 검이 있었습니다·

그는 이 빛나는 검이야말로 자신의 영혼이자 우화(羽化)임을 알았습니다·

마음이 꺾이지 않는 한 부러지지 않을·

우화(羽化)『호원(護願)』·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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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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